2019
핑거스프링
Fingers-pring
러닝타임 3:10
시놉시스: 3월 새학기 어느 고등학교, 지루한 강연을 듣던 가연이는 옆자리의 친구 재경이에게 눈길이 간다.
감독/제작: 박현지 & 이세린
음악: 손한묵
성우: 조선, 박혜진, 진양욱
Screening & experiences
2019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참가
2020 WAF 제16회 애니메이션 ∙ 웹툰 공모전 특별상(대원방송㈜ 사장상) 수상
2021 SBS 애니갤러리 방영
2021 Brooklyn Academy of Music (BAM) Family Animation 상영 (미국)
2021 the St Kilda Film Festival 상영 (호주)
2021 Chicago International Children’s Film Festival 상영 (미국)
2021 스파인서울 <핑거스프링, 애프터 스쿨> 전시
Final frames
Character design
<핑거스프링> 리뷰
말갛게 자유로운 봄날 by. EBS 김주영 작가
개학식, 3월, 벚꽃. 가슴을 울렁이게 만드는 단어들이다. 나의 10대를 뒤돌아보면 마냥 설레지만은 않았던 기억이 설핏 솟아오른다. 낯선 반에 혼자 문을 열고 들어간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만 한다’는 혼자만의 숙제를 짊어지고 앉아서 주위를 둘러본다. 반 배정이 좋지 않아 외딴 섬처럼 우두커니 덜렁 떨어져 있는 때가 있었다. 삼삼오오 즐거워 보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내 마음은 구깃구깃 접고 또 접혀 버렸다.
‘핑거 스프링’은 이 시기의 모든 마음을 담아낸 애니메이션이다. 떨림과 두려움, 기쁨과 서러움, 행복과 즐거움 등. 새로운 환경에 얼떨떨한 주인공이 외우는 단어장에는 ‘Spring’이라는 ‘봄, 용수철, 뛰어오른다’의 의미가 적혀 있다. 이 마음이 어디로 튀어 오를지 몰라서일까? 주인공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나비 한 마리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마음이 잠깐 풀어진다. 풀어진 마음 사이로 낯선 친구가 성큼 들어온다.
마치 나비처럼 날아오르는 두 손가락. 자유자재로 핑거보드를 타고 노는 자유로움에, 주인공은 현실의 세계에서 환상의 세계로 잠시나마 여행을 떠난다. 길거리를 달려가는 듯이, 하늘을 날아가는 듯이 뛰어노는 핑거보드의 양탄자에 주인공은 마음을 빼앗긴다. 어느새 마음속 가득했던 낯선 경계는 풀어져 버리고, 낯선 이를 향한 두려움은 따뜻한 봄날의 햇빛으로 녹아 버린다.
어린 날, 나의 마음에 가득했던 무거운 덩어리들이 사뭇 떠오른다. 조금만 더 자유롭게 웃을걸. 조금만 더 자신 있게 다가가 볼걸. 튀어 오르는 봄날의 자유로운 두 손가락처럼 뛰어볼걸. 함께 말갛게 웃어볼걸. 핑거스프링 덕분에 그때의 어리숙하고 작았던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핑거스프링’ 속 두 소녀가 앞으로도 꽃처럼 만개한 봄날을 걸으며 행복하길 바란다.